1. 돌고기, 미꾸라지 등 우리 주변의 어류들
돌고기는 계곡이나 돌이 많은 맑은 냇물에서 삽니다. 검은 줄이 가로로 나 있고, 짧은 수염이 한 쌍 있으며, 주둥이가 뭉툭하고 윗입술이 두껍습니다. 돌에 붙은 말무리나 작은 벌레를 톡 쪼아 먹고 다슬기를 물고 돌에 탁탁 쳐서 껍데기를 깬 뒤에 속을 쪼아 먹기도 합니다. 알은 5~6월에 바위틈에 낳으며, 꺽지알 옆에 낳고 달아나기도 합니다. 그러면 꺽지 수컷은 돌고기알을 함께 돌보게 됩니다. 피라미는 민물고기 가운데 가장 흔하며, 냇물이나 강이나 저수지에 두루 삽니다. 몸이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옆줄은 아래쪽으로 많이 처져 있습니다. 수컷은 뒷지느러미가 유난히 크고 붉으며, 짝짓기 철이 되면 수컷은 혼인색이 나타나 매우 화려해지고, 주둥이에는 좁쌀만 한 돌기가 생깁니다. 화려해진 수컷을 보고 '볼 거지'라고도 하며 암컷은 비늘이 은빛입니다. 물 위로 훌쩍 뛰어올라 하루살이를 잡아먹기도 합니다. 미꾸라지는 논에 사는 물고기로 몸통이 미끈하고 옆으로 답작합니다. 비늘은 없고 살가죽이 아주 미끄러워 진흙 바닥을 쑤시고 다니면서 장구벌레나 실지렁이를 잡아먹습니다. 놀라면 흙탕물을 일으키며 진흙 속으로 파고 들어갑니다. 가끔 물 위로 올라와 뻐끔뻐끔 숨을 마신 뒤에 들어가는데 날숨은 똥구멍으로 내뱉습니다. 그러면 물속에서 방귀를 뀐 것처럼 공기 방울이 뽀그르르 올라옵니다. 겨울에는 진흙 속에서 겨울잠을 잡니다. 미꾸리는 논에 사는 물고기로 미꾸라지와 똑 닮았습니다. 그런데 미꾸라지보다 수염이 짧고 몸통이 둥글고 강이나 연못에 흔합니다. 메기는 강이나 저수지의 바닥 가까운 곳에 사는데 머리는 위아래로 답작하고 꼬리로 갈수록 옆으로 납작해집니다. 비늘이 없고 미끌미끌하며 두 눈 사이가 매우 넓습니다. 입은 크고, 긴 수엽이 두 쌍 있으며, 물고기부터 개구리까지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먹이가 모자라면 자기들끼리 잡아먹기도 하고 가뭄이 들면 진흙을 파고 들어가서 지냅니다. 큰 것은 길이가 1미터에 이르고, 40살이 넘게 사는 것도 있습니다. 미유기는 맑은 냇물에서 사는 물고기로 우리나라에만 삽니다. 메기와 닮았는데, 크기가 훨씬 작고 등지느러미도 작습니다. 수염은 두 쌍이고, 비늘은 없으며, 온몸에 누런빛이 도는데 배 쪽이 더 밝습니다. 자갈 바닥 가까이에서 헤엄쳐 다니며 물속 곤충이나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고 산에 산다고 '산 메기', 돌 틈을 좋아한다고 '돌메기'라고도 합니다.
2. 은어, 해룡 등 어류들
은어는 맑은 강이나 냇물에 사는 물고기로, 온몸이 은빛으로 빛나고 비늘이 매우 작습니다. 돌에 붙은 말무리를 뜯어 먹고 사는데 가을에 강 하류로 내려가 알을 낳은 뒤 죽습니다. 알은 모래나 자갈 바닥을 파고 낳고 갓 깨어난 어린 은어는 바다로 내려갔다가, 이듬해 봄에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오게 됩니다. 산천어는 차고 맑은 물에 사는 물고기로 동해로 흐르는 강의 상류에 있고 강원도에 특히 많습니다. 몸에 밤색 타원 무늬가 있고 작은 반점이 흩어져 있습니다. 물속의 곤충이나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고 가을에 수컷이 말은 물속 자갈 바닥에 구덩이를 파며, 암컷이 와서 알을 낳고 자갈로 덮어 둡니다. 암컷은 알을 낳은 뒤에 대부분이 죽고, 송어와 같은 종이지만 바다로 갔다가 오지 않고 강에서만 사는 어류입니다. 명태는 북태평양의 찬 바닷물에서 떼를 지어 사는데 몸에 얼로 무늬가 있고 비늘은 없습니다. 눈이 크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앞으로 나와 있으며, 싱싱한 명태는 '생태', 꽝꽝 얼린 것은 '동태', 코를 꿰어 반쯤 말린 것은 '코다리', 바싹 말린 것은 '북어'라고 합니다. 추운 산속에 얼렸다, 녹였다 하면서 누렇게 말린 것은 '황태'나 '노창태', 어린 명태는 '노가리'라고도 합니다. 아귀는 남해에서 많이 나는 물고기로, 몸통의 2/3가 머리고 입이 매우 커서 입을 딱 벌리면 온몸이 머리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살은 물컹물컹하고, 이빨은 바늘같이 날카로운데 눈 사이에 낚싯줄처럼 생긴 가느다란 등지느러미 가시가 있습니다. 등지느러미 가시를 살랑살랑 흔들며 바다 밑바닥에 엎드려 있다가, 먹이가 다가오면 한입에 꿀꺽 삼키는데 굶주린 귀신처럼 아무거나 집어삼킨다고 '아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꽁치는 동해와 남해에서 떼 지어 사는데 몸이 칼처럼 갸름하고, 주둥이가 새의 부리처럼 뾰족합니다. 등은 검푸르고 배는 은빛으로 아래턱이 위턱보다 조금 더 깁니다. 잽싸게 헤어져 다니다가, 고깃배가 따라가면 공중으로 번쩍번쩍 뛰어 달아납니다. 알은 모자반 같은 해조류에 붙여 낳고 말린 꽁치는 '과메기'라고 합니다. 날치는 나는 듯이 헤엄치는 물고기를 입니다. 봄에 남해와 제주도 앞바다로 오며 가슴지느러미가 새의 날개처럼 큽니다. 수만 마리가 떼를 지어 빠르게 헤엄쳐 다니며, 위험을 느끼면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가, 가슴지느러미를 활짝 펴고 내려앉습니다. 단숨에 200미터 넘게 날 수 있으며, 지나가는 배의 갑판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해마는 여느 물고기와 다르게 생겼지만 바닷물고기입니다. 머리가 말 머리를 닮았고 몸에는 우툴두툴한 돌기가 있고, 눈은 카멜레온처럼 데굴데굴 돌아갑니다. 몸 빛깔도 주변에 따라 바뀌며, 등지느러미를 부채처럼 살랑대면서 꼿꼿이 서서 헤엄칩니다. 꼬리로 바닷말을 돌돌 감고 한자리에 떠 있을 때가 많고, 암컷이 수컷의 새끼주머니에 알을 낳으면, 수컷 배 속에서 새끼가 깨어나 밖으로 나옵니다. 해룡은 오스트레일리아 남서부의 맑은 바닷물 속에 사는 귀한 물고기입니다. 바닷말이 우거진 바위틈에 살고 온몸이 바닷말처럼 흐느적거리는 돌기가 있습니다. 작은 새우를 대롱으로 빨아들이듯이 잡아먹습니다. 수컷은 꼬리 쪽에 새끼주머니가 있고, 해마처럼 수컷이 새끼를 낳습니다. 해마와 달리 꼬리로 무엇을 감지는 못합니다. 물결을 따라 천천히 헤어지는 모습이 작은 용이 날아오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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